고지서를 받고 숫자가 평소의 두 배쯤 되면 대부분 검침이 잘못됐나부터 의심합니다. 실제로는 어딘가에서 조용히 물이 새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. 눈에 보이는 물기가 없어도 벽이나 바닥 안에서 새면 요금으로만 먼저 드러납니다. 전문 장비 없이도 집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 순서가 있습니다.
계량기 은침으로 확인하기
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. 집 안의 모든 수도꼭지를 잠그고 세탁기, 식기세척기, 정수기까지 물을 쓰지 않는 상태로 만든 뒤 계량기를 봅니다. 가운데 작은 팽이 모양의 은침이 계속 돌고 있다면 어딘가에서 물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뜻입니다. 아주 천천히 돈다면 십 분쯤 두고 숫자가 변하는지 다시 확인해 보면 됩니다. 외출 전에 계량기 숫자를 적어 두고 돌아와 비교하는 방법도 같은 결과를 줍니다.
변기부터 의심해 보기
의외로 원인의 상당수가 변기입니다. 물탱크 안 부품이 낡아 물이 조금씩 새면 소리도 거의 나지 않고 요금만 올라갑니다. 확인은 간단합니다. 탱크에 식용색소나 진한 커피를 몇 방울 떨어뜨리고 삼십 분쯤 두었다가, 물을 내리지 않았는데도 변기 안 물에 색이 번지면 새는 것입니다. 부품 교체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가장 먼저 볼 만합니다. 화장실이 두 개 이상이면 잘 쓰지 않는 쪽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니 그쪽부터 확인해 보는 편이 빠릅니다.
보일러와 온수 쪽 확인
난방 배관에서 새면 보일러 압력이 계속 떨어집니다. 보충수를 자주 넣게 되거나, 특정 방만 유독 덜 데워진다면 그 구간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. 겨울에 난방비와 수도요금이 함께 오르는 집이라면 이쪽부터 살펴보는 편이 빠릅니다. 보일러 화면에 표시되는 압력이 정상 범위 아래로 자꾸 내려간다면 그 자체가 기록이 되니 날짜와 함께 적어 두면 좋습니다.
여기까지 해도 원인이 안 잡히면
계량기는 도는데 눈에 띄는 곳이 없다면 벽이나 바닥 안쪽입니다. 이 단계는 청음기나 열화상 장비 없이 짚기 어렵고, 감으로 벽을 뜯으면 손해만 커집니다. 지역에서 대응 가능한 업체를 누수탐지 항목으로 찾아 두면 방문 전에 증상과 견적 범위를 먼저 맞춰 볼 수 있습니다.
공동주택은 책임 범위를 함께 확인
아파트나 빌라라면 새는 지점이 세대 내부인지 공용 구간인지에 따라 비용 부담 주체가 달라집니다. 아래층 피해가 있는 경우에는 보험 처리까지 이어질 수 있어, 확인 과정을 사진과 날짜로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. 탐지 결과지를 문서로 받아 두면 이후 협의가 훨씬 수월합니다.
요금이 알려 주는 신호
수도요금은 집 안 배관 상태를 알려 주는 가장 저렴한 점검 수단입니다. 매달 사용량을 눈으로만 훑어봐도 평소와 다른 달을 금방 알아챌 수 있습니다. 한 번 튀었을 때 바로 확인하면 부품 교체로 끝날 일이, 몇 달 방치하면 바닥을 걷어내는 공사로 커집니다. 계절이 바뀌어 사용량이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새고 있는 것인지는 앞의 순서대로 십여 분만 확인해 보면 대체로 갈립니다.
